아이와 뭐하지? | 2020. 12. 25

산타가 있다는 거짓말은 아이들에게 해로울까?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왔습니다.
이날만큼 어른들이 
거짓말을 많이 하는 날도 없을 텐데요.
바로 ‘산타클로스가 있다’는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산타가 있다는 거짓말이 아이들에게 해롭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찬반 토론 현장을 함께 살펴보시죠.


산타가 있다는 거짓말, 해롭다!

1. 아이가 부모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불신할 수 있다

아이가 산타가 있는지 묻기 시작했다면
현실과 허구를 구별하는 발달 단계에 있는 건데,

굳이 이럴 때 가짜 증거를 만들어가며 
산타를 믿게 하면
 나중에 진실이 들통났을 때
아이는 부모에게 큰 배신감을 느낄 겁니다.

더 나아가 ‘산타만 거짓말을 했을까’, 
‘또 어떤 거짓말을 했을까’라며
부모님을 불신할 수 있어요.


2. 선행에 대한 가치관을 잘못 심어줄 수 있다

산타는 아이가 ‘선행은 내재 동기가 아닌
외재 동기(선물)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아이가 선물 큰 거 받으면 더 착하고, 
작은 거 받으면 덜 착할까요?
착함의 기준도 모호하죠.

게다가 자칫하면 ‘울면 안 된다’,
‘착한 아이가 되어야만 한다’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생길 수 있어요.


3. 산타는 어른을 위한 거짓말이다. 아이는 이용당할 뿐..

산타는 사실상 아이보다 어른을 위한 거예요.

부모를 굳게 믿는 순진한 아이에게
산타가 있다고 ‘장난’을 칠 때
부모는 고된 현실을 벗어나
‘자신의 상상력이 인정받던 어린 시절’로 
도피할 수 있어요.
그래서 누가 더 즐겁나요? 
아이보다 부모가 더 즐거워해요.

산타가 상업적으로 어른들에게
이용되는 것
도 두말할 필요 없고요.


산타가 있다는 거짓말, 괜찮다!

1. 아이는 진실에 도달했을 때 긍정적인 경험을 한다

앞서 산타의 진실을 알았을 때 드는 배신감을
지적해주셨는데요,

그건 그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신중하게 진실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기보다는
진실을 알게 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산타로부터 착한 거짓말이라는
개념을 몸소 겪게 되지요.


2. 역사실적 추론 능력을 키우고 지적 발달에 도움이 된다

산타에 대한 믿음은 
아이의 지적 발달에도 도움이 돼요.

산타가 어떻게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하는지,
루돌프는 어떻게 하늘을 나는지 등
아이들은 현실적으로 불가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어요.
 
또 산타에 대한 진실을 깨달아가면서
역사실적 추론 능력도 기를 수 있죠.


3. 사회적 소속감을 주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한다

산타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문화적으로 살아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선행을 베푸는
수많은 어른들 이야기가 들려와요.
산타는 사회적 소속감을 주고
서로에게 희망과 기쁨, 감사한 마음을 줍니다.

산타가 있다는 친사회적 거짓말은 
아이를 이 문화에 결속시킵니다.


듣고 보니 이 문제는 
단순히 산타가 있다, 없다가
아닌 것 같네요.

산타가 있다는 거짓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참고자료

  • 뉴시스(2018), 전문가 다수 “산타에 대한 거짓말, 아이에게 부정적”
  • 동아사이언스(2018), 내 나이 8살, 비로소 산타 진실을 알게 됐다
  • Huffpost(2016), 산타클로스의 존재에 대한 거짓말은 당신 아이의 정서에 해로울 수 있다(연구)
  • “조선일보(2017), “아이가 ‘산타’를 믿는다면, 깨지 마라! 아이의 지적 발달에 도움”
  • 이웃집과학자(2018), 셋 중 한 명, “산타 존재 알았을 때 분노”